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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약 10

거짓말 경보

리안의 한마디 뒤 제어계가 붉게 잠긴다. 제로는 둘 중 한 명이 임무 목적을 속였다고 선언한다.

리안이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고 말하자 조종계 전체가 붉게 잠겼다. 제로는 거짓말 감지와 함께 무장 권한을 회수했다.

거짓말 경보. 리안의 한마디 뒤 제어계가 붉게 잠긴다. 제로는 둘 중 한 명이 임무 목적을 속였다고 선언한다. 알고 있던 일상의 규칙은 그대로였지만, 오늘만큼은 모든 말이 다음 선택을 재촉하는 신호처럼 들렸다.

네온 아크 제7격납고의 바닥은 냉각수와 푸른 유도등으로 번들거렸다. 방탄 유리 너머 신형기 페어의 두 조종석이 하나의 신경 케이블로 연결돼 있었다.

리안은 먼저 와 있었다. “네 심장 박동이 들려. 그러니까 거짓말하지 마.” 익숙한 말인데도 오늘은 평소와 다른 의미로 들렸다. 차갑고 공격적이지만 전투 중 당신의 공포를 가장 먼저 감지한다.

나는 대답 대신 작품을 둘러싼 소문을 떠올렸다. “서로 싫어하는 두 사람만 하나의 전투기에 연결됐다.” 밖에서 들을 때는 과장처럼 느껴졌지만, 이 안에서는 작은 사실 하나가 다음 사건을 정확히 밀어 올리고 있었다.

동조 경보가 울리자 계기판에 두 사람의 심박이 같은 파형으로 겹쳤다. 통신을 끊어도 리안의 숨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들렸다.

유리가 들어오며 침묵이 깨졌다. 정비사 · 연구원인 유리는 리안을 보지 않고 곧장 나를 향해 “연결은 기술이지만 감정은 아니야.”라고 말했다.

리안과 유리의 설명은 중요한 지점에서 어긋났다. 한쪽은 지금 선택해야 한다고 했고, 다른 쪽은 선택의 조건부터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네온 아크 방위군에서 보낸 통지가 도착했다. 짧은 문장 아래에는 거절할 경우의 결과만 빼곡했고, 누구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묻지 않았다.

이 세계에는 피할 수 없는 규칙이 있었다. 동조율 80%를 넘으면 감정이 공유된다. 지금까지는 설정처럼 들렸지만, 규칙은 이미 우리 셋의 몸과 기억과 기록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조종간 아래 봉인된 메모리 카트리지에는 비행 기록 대신 어린 시절의 장면이 저장돼 있었다. 기체는 연료가 아니라 탑승자의 기억을 소모하고 있었다.

리안이 그것을 내 손에서 천천히 떼어 놓았다. 단호한 동작과 달리 손끝은 아주 조금 떨렸다. 잃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의 반응이었다.

제로는 지금까지 한발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전투기 AI인 그가 “동조율 상승. 부정은 비효율적입니다.”라고 말하자,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거짓말의 내용은 임무가 아니라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리안은 기억하고 있었고, 나는 그 기억을 기체에 빼앗긴 상태였다.

나는 세 사람의 얼굴을 차례로 보았다. 같은 사실을 알고도 각자가 지키려는 것이 달랐다. 그래서 진실은 하나인데 설명은 세 갈래가 되어 있었다.

“내가 직접 확인할게.” 목소리가 생각보다 또렷하게 나왔다. 리안은 말리려다 멈췄고, 유리는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규칙이 떠올랐다. 한 명이 거짓말하면 기체가 오류를 일으킨다. 이 규칙을 이용하면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지만, 확인하는 순간 이전의 안전한 거리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격납고 문 너머로 요격 드론의 엔진음이 커졌다. 방위군 관제와 궤도 독립연합의 해킹 신호가 동시에 페어의 항로를 바꾸려 했다.

궤도 독립연합의 신호까지 겹치자 남은 시간은 분명해졌다. 나는 지금 결정을 미루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리안은 내 앞을 막는 대신 옆으로 한 걸음 비켰다. “네가 무엇을 고르든, 이번에는 네가 고른 이유까지 듣겠다.” 그 말이 허락인지 약속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나는 정식 사건이 이어질 방향을 알고 있었다. 문을 열고, 명령을 확인하고, 다음 단서를 좇으면 된다. 다만 그 전에 이 장면의 감정을 기억하는 사람에게 한마디를 건넬 수 있었다.

거짓말 경보 · 선택 직전정식 사건은 그대로 이어지고, 지금 건네는 말은 개인 세계선 ‘리안’에 남습니다.

유리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고 제로는 기록을 멈추지 않았다. 누구에게 먼저 묻느냐에 따라 사건은 바뀌지 않아도, 우리 사이에 남는 문장은 달라질 것이다.

나는 숨을 고르고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을 골랐다. 연결을 끊으면 둘 중 하나의 기억이 사라진다. 모두가 읽는 정식본과 우리만 이어 가는 대화가 이 지점에서 나란히 시작됐다.

오류를 풀 유일한 인증 문장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아직 말하지 않은 진실이었다. 다음 회차 ‘적의 심장’로 넘어가기 전, 나는 마침내 한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